
2006년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The Devil Wears Prada)’가 다시 돌아온다. 패션과 커리어, 인간관계를 절묘하게 버무린 이 작품의 속편 제작이 공식화되면서, 미란다 프리슬리와 앤디 삭스의 재회 소식이 전 세계 영화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본 글에서는 속편의 제작 배경, 원작과의 차별점, 그리고 기대되는 관전 포인트를 중심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편의 모든 것을 정리해 본다.
속편 제작 배경과 미란다 프리슬리의 귀환
2000년대 초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단순한 패션 영화가 아니었다. 영화는 직장 내 권력 구조, 여성의 커리어 성장, 그리고 자기 정체성의 혼란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품고 있었고, 미란다 프리슬리(메릴 스트립)의 카리스마는 한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속편 제작은 원작 소설의 후속작 ‘Revenge Wears Prada’(2013) 출간 이후부터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하지만 메릴 스트립과 앤 해서웨이의 스케줄 문제, 각본 조율 등의 이유로 한동안 무산되는 듯했다. 2024년 하반기, 디즈니 산하 20세기 스튜디오에서 본격적으로 속편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팬들의 오랜 기다림이 결실을 맺게 되었다. 속편에서는 미란다가 다시 한번 패션계의 정점에 서 있는 인물로 등장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디지털 플랫폼이 주도하는 SNS 패션 시대에서 그녀의 리더십은 과연 통할까? 또한 앤디와 에밀리(에밀리 블런트)의 관계 변화 역시 주요 포인트로, 세 인물이 20년의 세월을 거쳐 어떻게 성장하고 변했는지가 가장 큰 관전 요소다.
제작진과 배우 라인업, 그리고 달라진 메시지
속편에는 원작의 감독 데이비드 프랭클과 각본가 엘린 브로시 맥케나가 복귀한다. 무엇보다 팬들을 설레게 한 소식은, 메릴 스트립·앤 해서웨이·에밀리 블런트 등 주요 배우들이 모두 참여 의사를 밝히며 원조 캐스팅이 그대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다만 이번 작품은 단순한 과거 회상이 아닌, “그 이후의 세계”를 다룬다. 미란다는 여전히 패션 업계의 ‘여왕’이지만, 잡지 산업의 쇠퇴와 디지털 전환이라는 벽 앞에서 변화의 갈림길에 선다. 반면 앤디는 언론계에서 자신의 길을 개척한 인물로, 다시 미란다와 마주하게 된다. 속편은 “권력보다 중요한 것은 영향력”이라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과거 영화가 ‘성공을 위한 희생’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자기 확립과 인간적 회복’을 주제로 다룬다. 또한 제작진은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가 패션산업의 환경문제·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삼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즉, 화려함 뒤의 현실을 비추는 동시에, 시대적 흐름에 맞춘 보다 현실적인 여성 서사를 제시할 예정이다.
팬들이 기대하는 관전 포인트 세 가지
첫째, 미란다 프리슬리의 새로운 리더십이다. 원작에서는 냉정함과 완벽주의의 대명사였던 그녀가, 시대의 변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권위를 유지할지 혹은 내려놓을지가 주목된다. 그녀가 단순히 ‘악마 상사’로 머물지 않고, 후배 세대에게 새로운 방식의 영감을 주는 인물로 변모할 수 있을지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둘째, 앤디와 에밀리의 관계 변화다. 전작의 엔딩 이후 두 사람은 각자의 길을 걸었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다시 협업하거나 대립하는 관계로 재회할 가능성이 높다. 서로 다른 커리어와 가치관을 지닌 두 여성이 다시 교차하면서, 영화는 ‘여성 간의 경쟁’을 넘어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할 전망이다. 셋째, 패션계의 현실적 변화 반영이다. 인공지능, SNS 인플루언서, 디지털 마케팅 등 완전히 달라진 환경 속에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세계관이 어떻게 현대적으로 재해석될지가 관건이다. 실제로 패션 브랜드 협업, 실존 인플루언서의 카메오 출연 등 현실과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도 예고되어 있다. 속편은 단순히 향수에 기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의 우리에게 무엇이 성공이고, 어떤 리더십이 진짜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속편은 단순한 과거의 부활이 아니다. 미란다 프리슬리, 앤디 삭스, 에밀리 찰튼이라는 세 인물이 20년의 세월을 건너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통해,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인간의 욕망과 성장을 탐구하는 영화로 거듭날 것이다. 2006년의 팬들에게는 향수와 설렘을, 새 세대에게는 리더십과 커리어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이번 속편은 2025년 개봉 예정으로, 패션 영화의 전설이 다시 쓰일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