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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타임 (오늘, 순간, 의미)

by liau 2025. 11. 11.

어바웃 타임 영화 포스터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단순히 로맨스 장르에 머무르지 않고, 삶과 시간, 가족, 그리고 사랑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특유의 따뜻한 유머와 섬세한 감정선을 통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판타지적 설정’을 이용해 현실을 더 진실하게 드러냅니다.

2025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영화는 여전히 강한 울림을 줍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당신은 무엇을 바꾸겠는가?”라는 질문은 결국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로 이어지죠.

시간여행보다 중요한 건 ‘오늘’을 사는 법

주인공 팀(도널 글리슨)은 평범한 청년이지만, 21번째 생일에 아버지(빌 나이)로부터 충격적인 비밀을 듣습니다. 그의 집안 남자들은 모두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죠. 시간여행이 가능하다는 설정은 많은 영화에서 등장하지만, ‘어바웃 타임’이 독특한 이유는 그 능력을 ‘사랑과 일상의 문제’에만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 팀은 이 능력을 어설프게 사용합니다. 고백에 실패하면 되돌리고, 어색한 대화를 반복해 완벽한 대사로 바꾸죠. 결국 그는 매력적인 여성 메리(레이첼 맥아담스)와의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갑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깨닫습니다. “시간을 돌리는 것만으로는 완벽한 행복에 닿을 수 없다.”

아버지가 팀에게 남긴 조언은 이 영화의 핵심입니다. “매일을 두 번 살아봐. 처음에는 보통대로, 두 번째는 그날의 모든 순간을 마음으로 느끼면서 말이야.” 이 말은 단순한 시간여행의 기술이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철학적 조언입니다. 우리도 매일을 ‘두 번 사는 마음’으로 바라본다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충분히 행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랑보다 깊은 이야기, ‘가족과 시간’

‘어바웃 타임’의 중심에는 팀과 메리의 사랑이 있지만, 이 영화의 진짜 감정적 무게는 ‘부자 관계’, 즉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팀의 아버지는 영화 내내 인생의 나침반 같은 존재입니다. 그는 시간여행을 통해 더 많은 돈이나 권력을 얻지 않았습니다. 대신 독서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그저 평온하고 충만한 삶을 살았죠.

팀이 아버지를 잃는 장면은 영화의 감정적 정점을 이룹니다. 그는 아버지의 죽음을 막기 위해 수없이 시간을 되돌리지만, 결국 그마저도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습니다. 되돌릴 수 없는 시간, 그것이 바로 인생의 본질이기 때문입니다.

해변가에서 함께 산책하던 마지막 장면에서 아버지는 조용히 말합니다.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돌리지 마. 그냥 매일을 마지막 날처럼 살아.” 그 말은 단순한 유언이 아닙니다. 삶을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에 대한 가장 따뜻한 가르침입니다.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사라져도, 사랑했던 순간들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 기억이 바로 인생을 아름답게 만드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팀은 이제 더 이상 시간을 되돌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현재가 충분히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그가 웃으며 출근길을 걷는 마지막 장면은 모든 시간여행보다 더 큰 ‘성장’의 순간입니다.

2025년에 다시 본 어바웃 타임의 가치

2025년의 우리는 끊임없이 ‘속도’를 요구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AI가 일상을 대체하고, 효율과 생산성이 삶의 기준이 되어버린 지금, ‘시간의 의미’는 오히려 더 희미해졌습니다. 이럴 때 ‘어바웃 타임’은 우리에게 조용히 묻습니다. “당신은 오늘을 기억할 준비가 되어 있나요?”

팀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우리에게는 ‘지금’을 바꾸는 힘이 있습니다. 사소한 대화 하나, 따뜻한 인사, 누군가의 하루를 웃게 하는 행동이 미래의 후회 대신 ‘기억할 만한 하루’를 만들어줍니다.

또한 2025년에 이 영화를 다시 보게 되면, ‘어바웃 타임’은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치유 영화’로 느껴집니다. 끊임없이 미래를 준비하느라 현재를 잃어버린 사람들에게 “멈추고, 지금을 사랑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어바웃 타임’은 시간여행이라는 비현실적인 장치를 통해 가장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입니다. “행복은 완벽한 순간이 아니라, 그 순간을 온전히 느끼는 마음에서 온다.”

‘어바웃 타임’은 시간과 사랑, 가족, 삶에 대한 보편적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되돌릴 수 없는 삶의 아름다움’을 관객에게 선물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놓치고 있는 ‘소중한 순간’을 그는 아주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해냅니다.

팀처럼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우리는 대신 ‘지금’을 더 사랑하면 됩니다. 영화를 다 보고 난 뒤,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는 오늘을 되돌리고 싶은가, 아니면 오늘을 기억하고 싶은가?” 그 대답이 바로 ‘어바웃 타임’이 전하고자 한 모든 것입니다.